유류분 소송 답변서, 청구받은 쪽은 무엇을 다툴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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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분 소송 답변서, 청구받은 쪽은 무엇을 다툴 수 있나
갑자기 날아온 소장, 무작정 억울하다고만 쓸 것이 아니라 법이 인정하는 방어 논점을 순서대로 짚어보겠습니다.
유류분 반환청구 소장을 받으면 대부분 당혹스럽고 억울한 마음이 앞섭니다. 그러나 답변서는 감정을 쏟아내는 서면이 아니라, 법이 정한 요건을 하나씩 짚어가며 청구원인을 인정할 부분과 다툴 부분을 구분해 제시하는 서면입니다. 실무에서는 소멸시효부터 반환의 순서까지 검토해야 할 방어 논점이 여러 갈래로 나뉘고, 사건마다 어느 논점이 강력한지가 다릅니다. 이 글에서는 반환의무자, 즉 소장을 받은 피고 입장에서 실제로 검토하는 방어 논점을 순서대로 정리합니다. 어떤 자료를 언제까지 준비해야 하는지도 함께 안내해 드립니다.
- 유류분 반환청구 소장을 이미 받았고 답변서 제출 기한이 임박한 경우
- 형제자매가 유류분을 청구해 왔는데 이것이 맞는 청구인지 궁금한 경우
- 청구금액 자체가 과다하게 산정되었다고 생각되는 경우
- 무작정 인정하거나 무작정 다투기보다 어떤 항변이 가능한지 체계적으로 알고 싶은 경우
답변서 작성의 기본 — 인정과 부인을 항목별로 정리한다
답변서를 쓸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소장에 적힌 청구원인 사실을 항목별로 나누어 인정하는 부분과 부인하는 부분을 명확히 구분하는 것입니다. 상속관계나 증여 사실 자체처럼 다툴 여지가 없는 부분까지 무리하게 부인하면 오히려 재판부의 신뢰를 잃을 수 있고, 반대로 다툴 수 있는 부분을 뭉뚱그려 인정해 버리면 이후 방어가 훨씬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소장의 각 문단에 대응해 인정, 부인, 부지(알지 못함) 중 어느 것에 해당하는지를 하나하나 적어가는 방식으로 답변서를 구성합니다.
항변 사실은 단순히 주장만 나열해서는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소멸시효를 주장한다면 원고가 언제 상속개시와 증여 사실을 알았는지에 관한 자료를, 특별수익을 주장한다면 원고가 생전에 받은 재산의 증빙을, 기여에 따른 증여를 주장한다면 부양이나 간병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함께 제출해야 합니다. 근거자료 없이 주장만 반복하는 답변서는 재판부를 설득하기 어렵고, 오히려 사건을 장기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또한 감정적인 표현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족 사이의 분쟁이다 보니 서운함과 억울함이 앞서기 쉽지만, 답변서는 법원을 설득하는 서면이지 상대방을 비난하는 글이 아닙니다. 가족 사이의 분쟁이라 감정이 앞서기 쉽지만, 결국 법원은 제출된 증거와 법리로 판단하므로 숫자와 자료로 다투는 태도가 실무적으로 훨씬 유리합니다. 이 원칙을 바탕으로 아래에서 구체적인 방어 논점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실무에서 소장을 받은 분들이 흔히 하는 실수 중 하나는, 답변서를 스스로 짧게 작성해 일단 기한만 맞추고 넘어가는 것입니다. 형식적인 답변서 한 장으로는 다툴 수 있는 쟁점을 충분히 드러내지 못하고, 이후 재판 진행 과정에서 새로운 주장을 추가하려 해도 시기에 늦은 공격방어방법으로 취급되어 받아들여지지 않을 위험이 있습니다. 따라서 처음부터 사건에 해당하는 방어 논점을 폭넓게 검토한 뒤, 답변서 단계에서 큰 틀의 주장을 모두 담아 두는 것이 이후 절차를 유리하게 이끄는 데 중요합니다.
첫 번째 방어 — 반환청구권의 소멸시효
실무에서 가장 먼저 검토하는 항변이 소멸시효입니다. 민법 제1117조는 유류분 반환청구권이 유류분권리자가 상속의 개시와 반환하여야 할 증여 또는 유증을 한 사실을 안 때부터 1년, 상속이 개시된 때부터 10년이 지나면 시효로 소멸한다고 정합니다. 이 두 기간 중 어느 하나라도 지났다면 청구권 자체가 소멸하므로, 다른 쟁점을 따질 필요도 없이 청구가 배척될 수 있습니다.
특히 안 날부터 1년이라는 기간은 매우 짧아서 실무에서 다툼이 자주 벌어지는 지점입니다. 원고가 상속개시 사실과 반환 대상 증여 사실을 실제로 언제 알았는지는 원고의 주관적 인식의 문제이기 때문에, 단순히 상속개시일로부터 1년이 지났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시효완성을 주장하기는 어렵습니다. 반대로 원고가 오래전부터 증여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정황, 예를 들어 등기부등본을 통해 소유권 변동을 확인할 수 있었던 시점, 가족 모임에서 증여 사실이 공유되었던 정황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면 시효항변이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10년의 제척기간은 상속이 개시된 때부터 객관적으로 진행되므로 계산이 비교적 명확합니다. 다만 상속개시일 자체가 다투어지는 경우는 드물더라도, 증여나 유증이 여러 차례에 걸쳐 이루어진 사건이라면 각 증여마다 시효의 기산점이 달라질 수 있어 정밀한 계산이 필요합니다. 소장을 받으셨다면 상속개시일과 증여 시점, 원고가 이를 인식한 시점을 먼저 정리해 시효 계산부터 점검하시는 것이 답변서 작성의 첫걸음입니다.
두 번째 방어 — 원고가 유류분을 청구할 자격이 있는가
청구원인 자체를 다투는 방법도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원고가 피상속인의 형제자매인 경우입니다. 2024년 4월 25일 헌법재판소는 피상속인의 형제자매에게 유류분을 인정하던 민법 제1112조 제4호에 대해 단순위헌을 선고했고, 이 조항은 결정 즉시 효력을 잃었습니다. 그 결과 현재는 형제자매가 유류분을 청구할 법적 근거 자체가 사라졌습니다. 원고가 피상속인의 형제자매라면, 이 점 하나만으로도 청구 자체가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원고가 상속을 포기한 사정이 있는지도 확인해야 할 지점입니다. 민법 제1042조는 상속의 포기는 상속이 개시된 때로 소급하여 그 효력이 있다고 정합니다. 즉 상속개시 후 적법하게 상속포기 신고를 한 사람은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으로 취급되고, 상속인 지위를 전제로 하는 유류분권 역시 처음부터 인정되지 않습니다. 원고가 과거에 상속포기 절차를 밟은 적이 있는지, 그 신고가 적법하게 수리되었는지는 법원 기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므로 초기에 점검해 볼 가치가 있습니다.
이 밖에도 원고가 상속결격 사유에 해당하는지, 유류분권리자로서의 순위가 맞는지도 함께 검토 대상이 됩니다. 예를 들어 직계비속이 있는데 직계존속이 유류분을 청구했다면 순위상 청구가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청구원인 단계에서부터 원고의 자격을 다툴 수 있는 사건이라면, 이후의 금액 다툼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사건을 정리할 수 있으므로 답변서 초반에 이 부분을 명확히 짚는 것이 중요합니다.
원고의 자격을 다투는 항변은 다른 방어 논점과 성격이 다릅니다. 소멸시효나 특별수익 항변이 청구금액을 줄이는 데 초점이 있다면, 자격을 다투는 항변은 청구 자체를 봉쇄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만큼 이 부분이 사건에 해당하는지를 가장 먼저, 가장 꼼꼼하게 확인해야 합니다. 원고가 제출한 가족관계증명서나 제적등본을 살펴보고, 실제 친족관계와 상속포기 여부를 교차 확인하는 작업이 답변서 준비의 출발점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 번째 방어 —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을 다투기
민법 제1113조 제1항은 유류분을 피상속인이 상속개시 당시 가진 재산의 가액에 증여재산의 가액을 가산하고 채무의 전액을 공제하여 산정한다고 정합니다. 이 조문에서 반환의무자가 다툴 수 있는 지점은 크게 세 갈래입니다. 상속개시 당시 재산의 범위 자체가 원고 주장과 다를 수 있고, 산입되어야 할 증여의 존부나 시기가 다투어질 수 있으며, 채무가 제대로 공제되었는지도 확인 대상입니다. 특히 채무는 원고가 누락하거나 과소하게 반영하는 경우가 실무에서 종종 있어 꼼꼼히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증여의 산입 범위에 관해서는 입증책임의 구조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민법 제1114조에 따라 제3자에 대한 증여는 원칙적으로 상속개시 전 1년 이내에 이루어진 것만 기초재산에 산입됩니다. 1년보다 이전에 이루어진 증여까지 산입하려면, 당사자 쌍방이 유류분권리자에게 손해를 가할 것을 알고 증여했다는 사정을 원고가 증명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 1년이 지난 증여를 기초재산에 넣고 싶은 쪽은 원고이고, 그 악의를 입증할 책임도 원고에게 있습니다. 반환의무자 입장에서는 이 입증이 충분한지를 적극적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다만 공동상속인에 대한 증여는 사정이 다릅니다. 민법 제1118조가 특별수익에 관한 제1008조를 준용하는 결과, 공동상속인에게 한 증여는 시기와 무관하게 기간 제한 없이 기초재산에 산입된다는 것이 확립된 법리입니다. 원고와 반환의무자가 모두 공동상속인인 사건이라면 이 부분에서는 시기를 다투기 어려우므로, 대신 그 증여가 통상적인 증여가 아니라 부양이나 기여의 대가였다는 사정을 별도로 주장하는 방향을 검토하게 됩니다. 이는 뒤에서 다룰 여섯 번째 방어 논점과 연결됩니다.
채무 공제 부분도 실무에서 의외로 자주 간과됩니다. 피상속인이 남긴 대출금, 보증채무, 미납 세금, 장례비용 등은 성격에 따라 공제 대상 여부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원고가 제시한 채무 목록이 실제 상속채무를 빠짐없이 반영했는지 금융기관 조회나 신용정보 조회를 통해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채무가 추가로 확인될수록 기초재산이 줄어들고, 그만큼 유류분액과 부족액도 함께 줄어드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꼼꼼히 점검하는 것이 실질적인 방어로 이어집니다.
네 번째 방어 — 재산의 평가액을 다투기
기초재산에 어떤 재산이 들어가는지가 정리되었다면, 다음으로는 그 재산을 얼마로 평가할 것인지가 쟁점이 됩니다. 특히 부동산이나 비상장주식처럼 시가가 명확히 정해져 있지 않은 재산은 평가 방법에 따라 금액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원고가 제시한 평가액이 실제 가치보다 높게 산정되었다고 판단되면, 감정을 신청해 객관적인 평가를 받는 것이 효과적인 대응 방법입니다.
부동산은 공시지가나 인근 실거래가만으로 단순 비교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상속개시 시점과 소송 진행 시점 사이의 시차, 용도지역 변경, 건물 노후도 등 다양한 요소가 반영되어야 정확한 평가에 가까워집니다. 비상장주식은 더욱 복잡해서, 순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함께 고려하는 평가 방법이 쓰이는 경우가 많고 회사의 재무자료 확보 여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감정 신청은 시점이 중요합니다. 소송 초반에 쟁점을 정리하면서 필요성을 소명해 조기에 신청하는 것이 절차 지연을 줄이고, 재판부가 감정 결과를 판단의 핵심 근거로 삼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유리합니다. 평가액을 다투는 것은 감정적인 주장이 아니라 전문적인 절차를 통해 진행되는 만큼, 감정에 필요한 자료를 미리 준비해 두는 것이 실무적으로 중요합니다.
평가 기준 시점도 자주 다투어지는 부분입니다. 유류분 산정을 위한 재산 평가는 원칙적으로 상속개시 당시를 기준으로 하지만, 실제 소송에서는 사실심 변론종결 시점까지 사정을 반영하는 경우도 있어 어느 시점의 가치를 기준으로 삼을지가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상속개시 이후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르거나 내린 사건이라면 이 기준 시점에 따라 결과가 상당히 달라질 수 있으므로, 재산의 종류와 가격 변동 추이를 함께 살펴 대응 방향을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섯 번째 방어 — 원고의 특별수익을 밝히기
원고가 주장하는 구도
"나는 생전에 아무것도 받지 못했으니 유류분 전액을 청구한다"는 전제로 부족액을 계산합니다.
반환의무자가 확인할 부분
원고도 생전에 결혼자금, 사업자금, 부동산 등을 받은 적이 있는지 자료로 확인합니다.
유류분 부족액은 유류분액에서 본인의 특별수익과 순상속분을 뺀 금액입니다. 여기서 특별수익은 원고 자신의 것도 포함됩니다. 원고 역시 생전에 결혼자금이나 사업자금, 부동산 등 상당한 재산을 부모님으로부터 받았다면, 그 금액만큼 원고의 유류분 부족액에서 공제되어야 합니다. 반환의무자 입장에서는 이 특별수익을 구체적으로 밝혀내는 것이 청구금액을 실질적으로 줄이는 강력한 방어 수단이 됩니다.
실무에서는 원고가 자신의 특별수익을 먼저 언급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반환의무자 쪽에서 적극적으로 자료를 찾아 제시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부모님 계좌에서 원고 앞으로 나간 큰 금액의 송금 내역, 원고 명의로 이전된 부동산의 등기 이력, 원고의 결혼이나 사업 개시 시점과 맞물린 자금 흐름 등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가족들 사이의 기억에 의존하기보다는 금융거래 내역이나 등기 자료처럼 객관적으로 확인 가능한 자료를 중심으로 정리하는 것이 설득력을 높입니다.
원고 명의의 부동산 등기부는 비교적 쉽게 확인할 수 있지만, 금융거래 내역은 원고 본인이 제출하지 않는 이상 반환의무자가 직접 확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법원에 사실조회나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을 신청해 자료를 확보하는 절차를 밟게 됩니다. 소송 초반에 이런 절차가 필요한지를 미리 가늠해 두면, 재판 진행 중 불필요하게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효율적으로 특별수익 항변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특별수익 항변이 받아들여지면 청구금액이 크게 줄어들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부족액 자체가 없다는 결론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이 항변은 소송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크므로, 답변서를 준비하는 초기 단계에서부터 원고의 특별수익 여부를 함께 조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여섯 번째 방어 — 부양·기여의 대가였다는 항변
반환의무자가 받은 증여가 통상적인 증여가 아니라 피상속인을 부양하거나 재산 형성에 기여한 대가였다면, 이 사정을 별도의 항변으로 구성할 수 있습니다. 2024년 4월 25일 헌법재판소는 기여분이 유류분 계산에 반영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고, 그 후속 입법으로 부양이나 재산 형성에 기여한 대가로 이루어진 증여·유증은 특별수익에서 제외하는 방향으로 정리되고 있습니다. 다만 이 개정 내용이 적용되는지는 상속이 개시된 시점에 따라 달라지므로, 지금은 무조건 인정된다고 단정하지 말고 사안마다 확인이 필요합니다.
이 항변을 뒷받침하려면 단순히 "내가 모셨다"는 진술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상당한 기간 동거하며 간병했다는 기록, 병원비와 생활비를 정기적으로 부담한 송금 내역, 부모님의 사업이나 재산 관리에 실질적으로 관여했음을 보여주는 자료 등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또한 통상적인 자녀의 도리를 넘어선 '특별한' 기여였는지도 함께 설명해야 하는데, 이는 사안마다 판단이 달라지는 부분이라 자료를 구체적으로 정리해 제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방어 논점은 세 번째 방어에서 살펴본 기초재산 산정 다툼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공동상속인에 대한 증여는 시기와 무관하게 산입되는 것이 원칙이므로, 오래전 증여라는 이유만으로 방어하기는 어렵습니다. 대신 그 증여의 성격이 통상적인 증여와 다르다는 점을 별도로 입증해 기초재산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실질적인 방어의 핵심이 됩니다.
이 항변을 준비할 때는 상속개시일이 언제인지부터 확정해 두어야 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개정된 내용이 적용되는지 여부는 상속개시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답변서를 작성하는 시점에 피상속인이 언제 사망했는지, 그 시점에 어떤 법령과 실무 기준이 적용되는지를 먼저 확인한 뒤 항변의 구체적인 표현과 근거를 구성해야 합니다. 이 부분은 사안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민감한 지점이므로, 구체적인 조문과 적용 기준은 상담을 통해 사건별로 확인하시는 것이 정확합니다.
일곱 번째 방어 — 반환의 순서와 범위를 다투기
설령 유류분 부족액이 어느 정도 인정되는 상황이라도, 반환의무자가 그 전액을 혼자 떠안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민법 제1116조는 증여에 대하여는 유증을 반환받은 후가 아니면 청구할 수 없다고 정합니다. 즉 원고가 유증받은 사람이 따로 있는데도 증여받은 반환의무자에게 먼저 청구했다면, 유증을 반환받는 절차가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또한 민법 제1115조 제2항은 수증자나 수유자가 여럿인 경우 각자가 얻은 가액의 비례로 반환하도록 정합니다. 반환의무자가 여러 명인 사건에서 원고가 특정 한 사람에게만 전부를 청구했다면, 이는 법이 정한 반환 순서와 비례 원칙에 어긋나는 청구일 수 있습니다. 다른 수증자나 수유자가 받은 재산의 규모를 함께 밝혀, 자신에게만 전부를 부담시키는 것이 부당하다는 점을 답변서에서 명확히 제시할 수 있습니다.
이 항변은 다른 수증자·수유자가 누구인지, 각자 얼마를 받았는지를 특정해야 하므로 상속재산 전반에 대한 조사가 함께 필요합니다. 형제자매나 다른 상속인이 받은 재산 내역을 파악하는 작업이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 항변이 받아들여지면 반환의무자 개인이 부담할 금액이 상당히 줄어들 수 있으므로 소홀히 넘길 부분이 아닙니다.
실제로 상담을 하다 보면 원고가 소송의 편의를 위해 재산을 가장 많이 받은 것으로 보이는 한 사람에게만 청구를 집중하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이럴 때 반환의무자 입장에서는 "왜 나에게만 전부를 요구하느냐"는 감정적인 항변에 그치지 않고, 다른 수증자·수유자가 받은 재산의 규모를 구체적인 금액으로 제시하며 비례 반환의 법리를 근거로 내세우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필요하다면 다른 상속인을 상대로 한 사실조회나 문서제출명령 신청도 함께 검토할 수 있으며, 이런 절차를 통해 확보한 자료는 비례 반환 주장을 뒷받침하는 핵심 증거자료가 되어 줍니다.
답변서, 실제로는 어떤 순서로 준비하는가
소장에 적힌 청구원인, 청구금액 산정 근거, 첨부 자료를 먼저 꼼꼼히 확인합니다.
시효·자격·특별수익·기여 등 검토 가능한 방어 논점마다 뒷받침 자료를 모읍니다.
청구원인 사실을 항목별로 인정·부인·부지로 구분해 답변서 초안을 구성합니다.
기한 내 답변서를 제출하고, 이후 준비서면과 증거로 주장을 보강합니다.
소장을 받으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청구금액이 어떤 방식으로 계산되었는지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원고 측이 제시한 상속재산의 범위, 증여로 산입한 항목, 적용한 유류분율을 하나씩 뜯어보면 어느 지점에서 다툴 여지가 있는지가 드러납니다. 이 단계에서 계산식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항목마다 근거가 있는지 스스로 점검해 보는 것이 이후 답변서 작성의 방향을 잡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다음으로는 앞서 살펴본 일곱 가지 방어 논점 가운데 사건에 해당하는 것이 무엇인지 골라내고, 그 논점을 뒷받침할 자료를 모으는 작업이 이어집니다. 예를 들어 소멸시효를 다툴 수 있다면 원고가 증여 사실을 언제 알았는지에 관한 정황 자료를, 특별수익을 다툴 수 있다면 원고의 금융거래 내역이나 등기 자료를 준비합니다. 이 과정은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으므로, 답변서 제출 기한에 쫓기기 전에 최대한 빨리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자료가 모두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기한이 임박했다면, 우선 인정·부인 관계를 명확히 하고 주요 항변의 취지만 담은 답변서를 기한 내에 제출한 뒤, 이후 준비서면을 통해 구체적인 증거와 상세한 주장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실무에서 많습니다. 답변서 제출 자체를 미루는 것보다는, 우선 기한을 지키고 내용을 순차적으로 보강하는 편이 절차상 훨씬 안전합니다.
답변서 제출 이후에도 변론기일과 조정기일을 거치며 쟁점이 좁혀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재판부가 특정 쟁점에 대한 추가 자료를 요구하기도 하고, 상대방이 새로운 증거를 제출하며 다시 다툼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처음 세운 방어 전략을 상황에 맞게 조정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며, 감정 신청이나 사실조회처럼 시간이 걸리는 절차는 되도록 이른 시점에 신청해 재판이 불필요하게 지연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실무의 요령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답변서 제출 기한을 놓치면 어떻게 되나요?
답변서를 정해진 기한 안에 제출하지 않으면 청구원인 사실을 자백한 것으로 간주되어 무변론 판결이 내려질 위험이 있습니다. 다투고 싶은 부분이 있는데도 답변서를 내지 못하면 방어 기회 자체를 잃을 수 있으므로, 기한 안에 최소한의 답변서라도 제출하고 이후 준비서면으로 구체적인 주장과 증거를 보완하는 방식이 실무에서 흔히 쓰입니다. 기한이 임박했다면 서둘러 상담을 받아 우선 대응 방향부터 잡아 두는 것이 좋고, 소장 송달일로부터 며칠이 지났는지, 기한 연장이 가능한 사정이 있는지도 함께 확인해 두시면 상담이 한결 빨라집니다.
형제자매가 유류분을 청구했는데 이것도 정식으로 다퉈야 하나요?
네, 답변서에서 명확히 지적해야 합니다. 2024년 4월 25일 헌법재판소의 단순위헌 결정으로 형제자매의 유류분 청구 근거 조항은 즉시 효력을 잃었으므로, 원고가 피상속인의 형제자매라면 청구 자격이 없다는 점을 답변서 초반에 분명히 밝혀야 합니다. 다만 원고가 배우자나 직계비속, 직계존속에 해당하는지 가족관계를 정확히 확인한 뒤 주장하는 것이 중요하고, 원고가 실제로는 다른 근거로 청구자격을 갖춘 것은 아닌지도 함께 살펴야 하므로 가족관계증명서와 제적등본을 꼼꼼히 대조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여러 방어 논점을 답변서 하나에 함께 주장해도 되나요?
가능합니다. 소멸시효, 청구자격, 기초재산 산정, 특별수익, 기여 항변 등은 서로 양립할 수 있는 주장이므로 답변서 한 서면 안에서 순서대로 함께 제시할 수 있습니다. 다만 각 항변마다 뒷받침하는 근거자료가 다르므로, 어떤 항변에 어떤 자료가 필요한지 미리 정리한 뒤 순서에 맞게 구성하는 것이 설득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자료가 아직 부족한 항변이라도 우선 주장의 취지만 답변서에 담아 두고, 이후 준비서면 단계에서 증거를 순차적으로 보완하는 방식도 실무에서 자주 쓰이며, 어떤 순서로 항변을 배치할지는 사건의 강약을 함께 살펴 정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유류분 소장을 받으셨다면 기한 안에 방어 논점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자료를 준비해 상담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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